유우석(劉禹錫)—죽지사(竹枝詞)

China (Korean) - - CONTENTS - 글ㅣ임명신( 한국 )

양류청청강수평문랑강상창가성.동변일출서변우도시무청각유청 강변의 버드나무가 푸르르고 강물이 잔잔한데, 문득 그이의 노랫소리가 들려오네. 동쪽에는 태양, 서쪽에는 비……‘맑음 없음(무정)’이라더니 ‘맑음(유정)’이로군요. 제 2구부터 보자. 聞 江上唱歌聲……강에서들려오는노랫소 리가운데 그이의 음성을 듣는 그녀. 마음에둔 그이에게 드러내지 못하는속내가있나 보다.‘唱歌’를‘踏歌(발로 땅을구르며부르는 노래)’로 한 판본도 있는데, 널리 애창되는 작품들이 흔히 겪는 약 간의왜곡 현상일뿐전체 문맥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여기서는 ‘江上’인것을고려해‘踏歌’대신‘唱歌’쪽을취했다.어쨌거나,일 하면서부르는‘노동요’였을것이다. 반가운 그이의 음성이지만 드러낼 수 없는 마음, 닿을 수 없 는 그이의 존재는 안타까움이기도 할 터. 심중에 오가는 엇갈린 감정이“동쪽에는 태양, 서쪽에는 비”로 표현되었다. 햇빛 찬란하 건만 다른 한쪽 저 만치에선 비가 오는 광경, 대자연의 신비를 느 끼게 하는 일상 속의 특별 체험, 이런 날씨의 조화를 반가움·설 렘·안타까움의 은유로 끌어들였다. 은유의 적절함과 신선함 너 머, 이 시의 결정적 매력은 바로 해음(諧音)의 멋이다.‘晴(맑을 청)’과 情(뜻 정), 중국어발음이똑같아서날씨를논하는동시에 “無情하다더니 有情이네요!”로 들린다(아예 情으로 표기된 판본도 있음). 한편,‘道’는‘도를 닦다’의‘도’가 아니라‘말’‘말하다’의 의미,‘ ’(현대중국어에서‘ ’로 통용)은 반전을이끄는 부사(그 러나, 그렇지만)로 쓰였다. 그나저나 첫 구의‘楊柳’, 글자대로라면‘백양나무(포플러) 와 버드나무’지만 버드나무만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왜 제목이‘대나뭇가지(竹枝) 노래(詞)’일까? <죽지사>는 내용과 무관한, 지금은 알 수 없는 어떤 노랫가락의 이름이다. 본래 쓰촨 (四川)성 동부 일대의 민가로서 한(漢)나라 시대 악부(樂府) 곡명 의 하나였다. 민심동향 파악을 위해 민간에 떠도는 노래를 모으고 제례에 필요한 음악을 관장하던 국가기관‘악부’에 채집된 유행 가 제목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고대 중국에서 詩(詞)는 일상·명 절의 놀이이며 예술이자 정치 및 행정의 방법론이었다. 또한 특정 선율의 제목(詞牌) 하에 다양한 작품이 태어났다는 점에서 기본적 으로 1글자 1음절 1단어인 중국어의 특질을 확인할 수 있다. 개사 (改詞)가 자유롭고 무궁무진하다는 뜻이다. 동일한 멜로디에 수없 이 다양한 다른 글자들을 채워 노래할 수 있다. 글자수만 맞추면 현대의노래가되기도 한다. 유우석(AD 772-842)은 연작시형태로총11수의 <죽지사>를 남 겼는데, 그 중 <죽지사2수>의 첫수가 이번 호에 보는 칠언절구다. ‘대나무’하면 쓰촨성, 이 지역의‘마스코트’팬더와 그들이즐겨먹 는대나무잎이떠오른다.유우석은‘대나무의고장’에속하는기주 (夔州, 오늘날 충칭(重慶)시 펑졔(奉節) 동부)에서 자사(刺史)를 지 냈다. 지방관으로 있는 동안 백성들 삶에 밀착된 작품을 다수 남겼 다는것 자체가 작자의 기질과 가치관을 엿보게 해준다. 그는 채보 를시켜해당선율에새로운글자들을 얹었다.‘칠언절구’의 형식미 를가미해서말이다. 정형화된 근체시 형식에 민가적 내용을 담은 <죽지사>는 형식- 내용 면에서 아(雅)-속(俗), 대립된 가치와 미의식을 아우르고 있 다. 그지역의풍물,경치와풋풋한남녀상열지사를아로새긴,그야 말로사람향기물씬나는작품이다.유려하면서도소박하다.소묘하 듯 일필휘지한 수묵화 느낌을 살리는 대신, 먹물냄새 풍기는 전고 (典故) 사용은절제되었다.고급문인으로서민초들의삶과노랫가락 에주목하며새로운경지를개척한셈이다. 유우석의 자는 몽득(夢得), 황위 계승자의 교육을 담당한 태자 빈객(太子賓客)을 역임한 바 있어‘유빈객’으로도 통한다. 이설이 있긴 하나 낙양(洛陽)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당나라 덕종(德宗)시 절 진사에 급제, 관직의 길에 들어섰고 환관과 지방 번진(藩鎭)의 할거세력에 반대하다가 좌천되는 등 고초를 겪기도 했다. <죽지사> 외에<버드나뭇가지의노래(柳枝詞)> <밭일의 노래(揷田歌)>등의연 작시가있고,문집으로<유몽득문집>이전한다. 楊柳青青江水平,聞郎江上唱歌聲。東邊日出西邊雨,道是無晴卻有晴。Yángliǔ qīngqīng jiāngshuǐ píng, wén láng jiāngshàng chànggē shēng. Dōngbiān rìchū xībiān yǔ, dàoshì wúqíng què yoǔqí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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