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색캔전쟁’ 6년싸움종지부
량차양대브랜드‘왕라오지’·‘자둬바오’포장소유권다툼끝“둘다사용”판결
‘홍색 캔 전쟁’으로 불리던 중국 건강음료 ‘량차(凉茶)’의 양대 브랜드 왕라오지(王老吉)와 자둬바오(加多寶)의 법정싸움이 6년 만에완전히종결됐다. 수 차례에 걸친 재심 끝에 두 회사 모두 브랜드의상징과같은붉은색캔을사용할수있게 됐다.
지난 7일 자둬바오를 생산하는 훙다오(鴻道)그룹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왕라오지를 소유한 광저우의약(廣州醫藥)그룹(이하 광약그룹)과의 홍색캔 논쟁 관련 소식을 공개했다고 중국 경제전문지인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이 10일 보도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광약그룹의 재심청구를 기각했다. 민사소송법에 따라 관련 조건이 규정에 부합하지 않아 재심청구를받아들일수없다는게기각 이유다.
지난해 최고인민법원은 광약그룹과 훙다오그룹간의분쟁과관련해양측회사의개발공로를모두인정해 왕라오지와 자둬바오 모두 붉은색 캔 포장을 사용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사실상 훙다오그룹의손을들어준 셈이다.
당시광약그룹은이결정에 불복, 재심을청구했으나 항소가 기각된 것이다. 그렇다면 6년에 걸친두회사의기나긴싸움은어떻게시작된 것일까.
지금은 ‘세기의 라이벌’인 두 회사는 본래 합작회사였다. 1997년 훙다오는 광약그룹으로부터 왕라오지 상표권을 15년간 중국 대륙에서 독점 운영할 수 있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 대신 매년 450만위안에서 506만 위안(약 7억3000만~8억3000만원)의 상표사용료를지불했다.
상표권을 취득한 훙다오는 공격적인 마케팅을시도했다.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붉은색 포장 용기를 사용하고 더위와 갈증을 해소해주는 량차의 효능을 강조한 문구로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효과는 ‘대박’이였다. 매출액이 100억 위안(약1조7000억원)을 돌파,코카콜라를넘어중국캔음료시장1위를 차지했다.
훙다오의 도움으로 승승장구하던 광약그룹은2010년 돌연 “자둬바오와 더 이상 합작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훙다오의왕라오지상표권운영연장계약을거절한 것.
두 회사는 상표분쟁을 벌였고 2012년 5월 중국국제경제무역중재위원회가 훙다오그룹에 더 이상왕라오지 상표를 사용하지 말라고 판결하면서 분쟁은종결되는듯했다.
그러나 그해 훙다오가 자둬바오라는 이름의 량차를 출시하면서 홍색캔 전쟁이 시작됐다. 자둬바오가왕라오지와매우흡사한홍색캔포장을사용했기때문이다.
양측은붉은색캔포장의소유권을주장하는쌍방간 소송을 제기했다. 광약그룹은 자둬바오가 왕라오지고유의홍색캔포장에대한디자인상표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훙다오는 해당 디자인은훙다오가광약그룹에제공한것이라고주장했다.
이에 대한 첫번째 판결은 광약그룹의 승리였다.광둥성고등법원은훙다오가유사포장으로광약그룹에 입힌 경제적 손해액(1억500만 위안)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로 자둬바오는 캔 용기를노란색으로변경했지만항소를제기했다.
이후 2017년 8월양측모두붉은색캔용기를사용할 수 있다는 최고인민법원의 판결에 광약그룹이다시한번항소를 제기했고, 이항소가지난 7일기각되면서긴싸움은끝을 맺었다.
훙다오그룹은 “이번 판결로 자둬바오는 명예롭게 붉은 캔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