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과수평관계되어간다”…존재감커지는민주당
이해찬취임20일…부동산대책·공공기관이전거침없는목소리“文대통령과통화했다”사안한번에정리…일각선독주체제우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한지 20일이 지나자당분위기가확달라졌다. 이 대표가 정국의 중심에서 진두지휘하면서 당내는 물론 당·정·청과 관계도근본적으로바뀌었다는분석이나온다.
이 대표는포용적 성장과 공공기관이전, 부동산 대책,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합법화 등 찬반양론이 뜨거운 의제에 거침없는 메시지를 내며 중요한 이슈를 선점했다. 이 대표의 한 마디가 나올 때마다 정치권 전체가 집중하면서 집권여당인민주당존재감도커지고 있다.
16일 당내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해찬대표체제 20일 동안가장두드러진점은수직에 가까웠던 당과 청와대의 관계가점차수평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내 한 관계자는 “그동안 해결이 안되던 사안들에 대해 이 대표가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랑 통화했다’면서 한 번에 정리해 버리더라”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당·정·청을 주도적으로관리하겠다는이 대표 의지는 지난달 30일 첫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겸 경제부총리,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등 정부와 청와대 수뇌부가 모인 자리였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당이 국민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겠다.쓴소리라 생각하지 말고 관심을 가져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주택자 이상이거나 초고가 주택을 대상으로 종합부동산세 강화 방안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정부와 청와대는 발언에 호응하며 발 빠르게 움직였고, 보름만에종부세강화안을포함한 ‘9·13 종합대책’을 내놨다.
지난 4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대표는 국정 전반에 대해 구체적인 방향 을 제시하며 ‘20년 집권플랜’에 대한 승부수를 던졌다. 수도권 공공기관 122개기관을 지방으로 옮기도록 당정 간에 협의하겠다고공언했다.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자치분권 이슈를띄운이대표는지난 7일부터 전남·세종·충남·경기 등에 이어 이날 경남·부산까지 전국 시·도청을 방문해 직접 내년도 예산 챙기기에 나섰다. 이 대표가 개별 시·도와 예산정책협의회를 직접 주재하면서 정치권은 물론 전국이 들썩였다.앞서 참여정부에서 공공기관 이전으로지역표를얻는효과를봤던 ‘이해찬의 한수’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민주당이 정부보다 먼저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정부가 이를따라가는 것은 전임 대표 시절엔 볼 수없었던 모습이다. 매달 한 번씩 고위 당·정협의회를 갖고 현안에 대해 논의하기로한것에서도달라진당의위상을실감할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 대표 독주체제에대한우려의목소리도 나온다. 이대표가 원내대표가 주로 관장하는 예산과 정책까지 진두지휘하면서 홍영표 원내대표의존재감이 사라졌다는 관측이 대표적이다. 청와대와의 관계를 중시하는 홍 원내대표와 당의 국정주도권을 강조하는 이대표 사이에 미묘한 긴장 관계가 형성된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향후 자칫 당·정·청간 갈등으로연결될수도있다는분석이다.
이를 의식한 홍 원내대표는 지난 12일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1시간가까이현안관련발언을 쏟아냈다. 다음날인 13일에도 라디오 방송 2곳과 공개인터뷰를 가졌으며, 특수활동비 문제로취소했던 국회 말진기자단 오찬도 재개하면서 본격적으로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한정치권관계자는 “물밑에서만 꿈틀대던 당내 파워게임이 시작된 것”이라며“문재인 대통령과민주당지지율이더떨어질때이들이상황을어떻게극복해나갈지가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