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Daily

"북한선무서워서선생님­과같이웃어본적없어요"

오멜버니로펌초청으로­뜻깊은여행 LA 온탈북고교생8명 … UCLA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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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더 많 아요."

28일 웨스트우드 UCLA 캠퍼스 는 한겨레 고등학교 소속 탈북 고등 학생 8명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이들은 재학생들만 알고 있는 ' 셀프 카메라' 명소나 학교 전설을전해듣 고는 마냥 즐거운지 "진짜?"를 연발 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오멜버니 & 마이어스 로펌( O ' Melveny & Myers LLP 이하 오멜버니) 의 초 청으로 4일 전LA를찾은 이들은한 국에 정착한지 1~ 7년 된 북한 출신 학생들로 미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 이다. 이날 UCLA 탐방은 이 대학 국립공학원(National Academy of Engineerin­g) 의 유일한 한인 존 김 교수와 한인 재학생들의 안내로 이뤄졌다.

며칠 새 LA에적응했는지 정혁이 는 영어가 술술 나온다며 너스레를 떤다 . 이번 방문 때문에 제임스란 영어이름까지지어온상­우(가명)는 미국 대학 기숙사 생활에 , 한창 외 모에민감한유진(가명)이는쇼핑에 뜨거운관심을보였다 .

고딕 양식 건물들이 신기한 듯 이 곳저곳을 가리키다 잔디밭에 누워 햇볕을 쬐는재학생들이 부러웠는지 학생들이 한마디씩 질문을 시작한 다. 교수들과 둘러앉아 야외수업도 한다는 말에 설경이는 " 선생님이랑 같이 앉아요? "라며 깜짝 놀랐다 . "북한에선 무서워서 같이 웃어본 적 도없어요. 일단교실에선생님이오 면 '차렷' 자세로서서, 앉으라고하 기전까지무표정하게있­었어요." LA에 와서 좋은 점에 대해 묻자 학생들의 목소리가 배로 커진다 . "다들 영어로 말하니까 신기해요 . 미국 사람 많아서 좋은데요?"라는 희진(가명)이, "한국에선10만원도 넘는운동화를34달러­에 샀어요 . 완 전 대박"을 외치는 수남이 때문에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다. 먹고싶은 점심 메뉴로는 피자와 인앤아웃 햄 버거 , 가장 재미있는 곳으로는 어제 다녀왔다는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천장에서 별자리가 빙글빙글 돌아 간다는 그리피스 천문대가 쌍벽을 이뤘다. 3시간남짓한UCLA 탐방은꿈으 로 시작해 꿈으로 끝났다 . 한국에 정착한 후 , 먹을 게 많고 따뜻한 물 로 목욕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8명 은 LA를 "여유가 있어 보인다"는 말로 설명했다. 한국의 교육열과 경 쟁심리에 이리저리 치인 모양이다.

논술점수를 높일 수 있는 힌트를 알

려달라는 상우는 "대학에서 역사를 공부해 몽골에도 가고 싶고, 사람의

마음을 알아보는 공부도 해보고 싶 다"고말했다. 지원(가명)이는여자 대학보다는 남녀공학에 가고 싶다 는희망을내비쳤다. 이날 캠퍼스 안내를 맡은 UCLA 학생 차윤태(21)씨는 "처음엔 단순 히 탈북자를 만나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는데 전혀 '다름'을 느낄 수 가 없다"며 "지금과 같은 순수함을 잃지 않고 한국 생활을 꿋꿋이 해나 갔으면좋겠다"고말했다. 헤어지기 전, 잔디밭에서 ' 삼형 제풀'을 찾은 학생들은 한인들의 관심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삼형 제 풀은 세 잎 클로버를 뜻하는 북 한말이다. 꽃말은 행복 . "한국에 안 전히 정착했고, 미국에 오기까지 모 두의따뜻한관심이있었­어요 . 행복 해요. 그 마음 잊지 않고, 좋은 사 람이될게요 ." 구혜영기자

 ?? 김상진기자 ?? 한겨레 고등학교 탈북 고교생 4명이 UCLA 한인 학생 2명의 안내를 받아 28일 웨스트우드에 있는 UCLA 캠퍼스를 둘러보고
있다. 나머지4명의학생들은­신원노출을꺼려사진촬­영에서빠졌다.
김상진기자 한겨레 고등학교 탈북 고교생 4명이 UCLA 한인 학생 2명의 안내를 받아 28일 웨스트우드에 있는 UCLA 캠퍼스를 둘러보고 있다. 나머지4명의학생들은­신원노출을꺼려사진촬­영에서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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