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Daily

진리를등불삼고자신을­등불삼아

- 이원익 불사모 회장

마흔 다섯 해의 긴 전법의 길을 마치시고 마침내 부처님은 쿠시나가라에 이르셨다. 그리하여 이곳 길가, 두 그루 사 라나무가 드리운 그늘에 모로 누우신 채 고요히 열반에 드 려 하시니 나이 이미 여든이셨다. 이에 여러 제자들이 당 혹과슬픔에젖어부처님­께매달리다시피여쭈었­다.

부처님 가신 뒤에 저희는 이 캄캄한 사바 세상에서 어떻 게 길을 찾고 어디에 기대어 살아가야 하나이까? 이에 부 처님께서 마지막으로 이르시되, 너희는 아무것에도 기대 지 말라. 나의 이름, 나의 모습이나 목소리에 매달리지 말 라. 오직 진리 를 등불 삼고 너 자신을 등불 삼아 갈고 닦 음을게을리하지말지니­늘깨어있어앞으로나아­가라.

이렇듯 부처님은 다른 것을 남기고 가신 것이 아니라 오 직 참의 빛, 다르마(Dharma)의 밝은 등불인 법등명(法燈 明)을 우리에게 비춰 주고 가셨다. 하지만 그 법등명도 결 국 나의 속에 있는 등불, 자등명(自燈明)을 위함이다. 바 깥에 있는 길잡이 등불이 내 안의 본래의 등불, 그 심지에 불을 붙인다. 이리하여 내 마음이 기름이 되고 초가 되어 환하게 타오른다. 그 밝은 불빛, 자등명이 온 누리, 온 우 주를비춘다.

그런데 만약 내 마음의 심지가 젖어 있어 불이 옮겨 붙 지 않고 깜깜한 무지와 절망에 덮여 있다면 바깥의 불빛이 다 무슨 소용이겠는가! 성가신 방해물일 뿐이다. 이를 뒤 집어 말하면, 비록 나의 바깥이 아무리칠흑 같을지라도 내 마음에 밝은 진리의 불씨가 살아 있으면 우리는 이 불 씨를 살려 등불을 켜고 어둠을 헤쳐 바른 길을 찾아 나아 갈수가있는것이다.

이러한 진리의 등불, 나 자신의 등불에 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상기하고자 불교에서는 예불이나 의식을 할 때 갖가지 등불을 켜 왔다. 부처님 오신 날의 연등이 대표적 이지만 많은 경우 등불 대신 촛불로 대치되었다. 이제는 더욱 눈부신 최첨단의 전등도 등장했지만 사람들의 마음 은 오히려 이전보다 더 어두움에 쌓여 가는 것 같다. 진리 를 향한 내 마음의 불씨를 꺼 버렸기 때문은 아닐는지. 이 제부터라도 마음의 등불을 다시 켜야겠다. 무엇부터 켤 것 인가?

보살심등이다. 우리모두 보살의 마음을 내어 보살 등의 심지에 불을 붙이자. 보살이 무엇인가? 비록 자신의 성불 은 잠시 늦출지라도 중생을 고통에서 건지고자 발 벗고 나 선자가보살이다. 이를위하여여섯바라밀­을행하는자가 보살이다. 따라서보살은마음에여­섯등불을켜야한다.

그첫째가베풂의등불이­다. 굶주려고통받고죽어가­는 이를 위하여 재물을 베풀고 진리에 목마른 이를 위해 법을 베푼다. 그리고 중생의 두려움을 걷어내어 주는 안심 베풀 기를한다.

그리고 계율을 지키는 등불, 오계의 등불이다. 그 다음 이 참음의 등불이다. 이어서 갈고 닦음의 등불, 부처님의 마지막 당부를 받들어 게으름 피지 말고 정진하는 등불이 다. 그리고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혀 집중하는 명상의 등 불, 선정의 등불이다. 이리하여 마지막이 슬기의 등불, 공 의 진리를 깨치는 지혜의 등불이다 . 내 마음에 이 여섯 등 불이 밝아올 때 이 세상도, 저 먼 우주도 환하게 먼동이터

올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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