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Daily

'괜찮다, 괜찮다, 다괜찮다'

- 이계숙 자유기고가 북한장마당으로흘러나­가는초코파이가남한군­대수류탄보다강력한무­기더라. -안드레이란코프(국민대교수)

'태양 아래 모든 근심 걱정에는 한 가지 해결책이 있거나 하나도 없거 나. 해결책이 있으면 서둘러서 찾아 내고 하나도 없으면 두번 다시 그 일 을걱정하지말라.'

지난번 차 사고 후 여러가지 뒤처 리가 걱정되어 마음이 편하지 않다 는 내 얘기에 한 독자가 보내온 글 이다. 그렇다. 걱정한다고 안될 일 이 되고 될 일이 안 되는 것은 아니 다. 그걸 잘 알면서도 실천이 안 되 니문제는문제다.

J씨는 말한다. 나라는 사람은 조 금이라도 불편한 걸 못참는 것 같다 고. 어쩌면 그렇게 나, 이계숙을 잘 알까. 맞다. 나는 걱정거리가 있거 나 마음에 부대끼는 일이 있으면 그 게 해결될 때까지 잠을 못잔다. 그 리고 그걸 표출해 주변사람들을 들 들볶는다. 우선말투부터뾰족하게 날이 선다. 짜증을 내고 한숨을 들 이쉬었다 내쉬었다한다. 옆에 있는 사람을불안하게만드는­것이다.

내가 이렇게 히스테리를 부릴 때 마다 남편이 쓰는 말이 있다. '괜찮 다, 괜찮다'이다.

나랑 결혼한 지 20년 가까이 되는 남편은 아직도 한국말을 못한다. 처 음에는 한국말을 배우고자 꽤 노력 을 하는 것 같았다. 한국학교에 등 록해 다니고 한국 드라마도 열심히 보고. 한국에 두번 갔을 때 거리의 표지판이나 상점 간판을 다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향상된 적도 있 었다. 그러다가 그 열정이 흐지부지 되면서 배운 것도 다 잊어버리고 지 금은 한국말을 아예 못하는 지경이 되었다.

그런데 딱 한마디, 지금도 기억하 고 자주 쓰는 한국말이 있다. 바로 위에얘기한 '괜찮다, 괜찮다'이다.

남편이 그 말을 배운 것은 내 친 정엄마로부터였다. 결혼하고 신혼 여행을 한국으로 갔는데 한국에 도 착한 이튿날 여행경비가 든 지갑을 통째로 소매치기 당했다. 분하고 황 당하고 창피해서 가슴을 쥐어뜯으 며 울고불고 하고 있는데 소식을 듣 고 한달음에 엄마가 달려왔다. 그리 고말했다. 그까짓돈좀잃어버린것­같고뭘 그러니. 괜찮다. 괜찮다. 그때 엄마가 나를 달래느라 그 말을 몇번이고 했는데 그 단어가 남편 귀에 쏙 들어갔나 보았다. 나중에 그뜻을물었다. 그 이후 남편은 내가 속상해 있을 때, 짜증나 있을 때, 그리고 가당찮 은 실수를 해 자책감에 머리를 찧고 있을 때마다 괜찮다, 괜찮다, 한다. 새로 산 차를 2년 사이에 네 번이나 들이받아 우그러뜨리고 들어왔을 때도 괜찮다, 괜찮다. 직장에서 부 당한 일을 당해 식식거리고 들어와 도 괜찮다, 괜찮다. 이번 차 사고가 났을 때도 남편은 말했다. 괜찮다, 괜찮다. 남편이 괜찮다고 한다고 모든 일 이 술술 풀려서 괜찮아지지는 않는 다. 그러나 사실 따지고보면 내가 속을 끓이는 일이 그렇게 숨 넘어가 게 급하고 심각한 일은 아니라는 것 이다.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해결될 일, 또한 반드시 시간이 흘러야만 해결될일이대부분이다. 태산같이 힘든 일들이 나를 옥죄 어 오는가.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 되지 않는 인간관계가 나를 괴롭히 는가. 오늘, 나에게 한번 속삭여보자.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 사람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일만 아니라 면다괜찮다. 이계숙(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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