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Daily

끝없는두뇌노동의 '심리스릴러'

- 이경민기자 rachel@koreadaily.com

'트랜스( Trance) '는 관객들에게 꽤나 강도 높은 두뇌노동을하게하 는심리스릴러다. 아예 작정을 하고 스토리를 배배 꼬아 놓은 터라 빠르게 머리를 굴려

따라잡고 눈치껏 현실과 환상을 구 별해내야 간신히 진행을 따라잡을 정도다. 꿈 , 최면, 무의식, 망각,

억압 등 정신분석에 근거한 심리학 적개념도 쉴새없이 등장한다 . 제목 인 '트랜스' 역시 잠재의식이 활동 하게 하는 최면의 상태를 뜻하는 용 어다.

영화는 사이먼(제임스 맥커보이) 이 일하는 경매장에 괴한들이 침입 해 고가의 그림을 훔쳐가는 데서부 터 시작한다. 사실 사이먼은 프랭크 ( 뱅상 카셀) 를 비롯한 미술품 도둑 패거리와 한패였지만 어쩐 일인지 그림 넘겨주기를 거부하다 머리에 타박상을 입고 쓰러지며 기억을 잃 는다. 프랭크 일당은 사이먼에게 그 림을 빼앗아 확인해보지만 액자는 비어있는상태 . 이들은 사이먼에게 그림의 행방 을 알아내기 위해 갖은 수를 다 써 보지만 그의 기억은 돌아오질 않는 다. 이들은 어쩔 수 없이 최면 요법 을 통해 사이먼의 기억을 되돌려보 고자 매력적인 여성 정신과의사 엘 리자베스(로자리오 도슨)를 찾아가 보지만, 엘리자베스는 금세 상황을 눈치채고 사이먼을 돕겠다며 나서 패거리를 직접 만나 모두에게 최면 을 걸어대며 그들의 실상을 하나하 나밝힌다.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속도를 낸다 . 사이먼의무의식속에 억눌려 있던 진실들이 하나씩 밝혀질 때마 다이야기는 무섭게 진전된다 . 감춰 져 있던 비밀들이 드러날 때마다 서 늘한 스릴감이 보는 이를 엄습한다 . 가끔 영화는 얌체 공처럼 방향을 잃 고 이리저리 튄다 . 양파 껍질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속 살을 드러내는 사이먼의 과거 행각은 하도 중구난 방이라 혼란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대니 보일 감독은 마치 '그것이 내 가 의도한 바'라고 말하듯 더 쉴새 없이몰아친다 .

마치 혼란의 유희를 즐기는 듯더 짧고 강렬하게 이야기를 끊어가며 진행시킨다 . 특유의 사이키델릭한 음악과 화려한 색감은 그 분위기를 한층고조시킨다.

'트랜스'를 다 보고 나면 철저히 유린당한 듯한 기분이 든다. 하지 만 신기하게도 그 혼란을제자리로 돌리고자 억지로 곱씹지는 않게된 다. 영화가 최면과 망각이란 주제 를 효과적으로 다룬 덕에 그 느낌 그대로를 즐길 수 있다. 대니 보일 감독의 비범한감각이 돋보이는 지

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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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는빠른스토리전개와감­각적영상을자랑한다. Fox Searchligh­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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